대한글로벌 측에서 제품 변경에 따른 손해를 9월 이후에는 인정해 주지 않겠다면서 10억을 배상하겠다는 내용의 내용증명을 보내온 것입니다. 그리고 다음 날 오전에 10억이 저희 회사 계좌에 입금되었고요.

그래서 어떻게 됐습니까?

저는 이 대리한테 연락해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를 물었습니다. 그랬더니 이 대리는 문제의 소지가 될 수 있으니 대한글로벌 측에 돌려주기를 권고했습니다. 저 역시 같은 생각이라 그 돈을 법원에 공탁시켜 놓은 상태입니다.

자초지종을 들은 최홍수 회장은 입장이 애매해졌다.

어차피 대한정밀기계 측이 손해를 입지 않았다면 10억을 되돌려 받는 것이 이치상 맞았다.

문제는 그들이 원하지도 않는데 막무가내로 10억을 건네준 대한글로벌 측에 있으니까.

그렇기에 돈을 돌려주지 않겠다고 하더라도 이의를 제기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하지만 전종석 사장은 10억이라는 큰돈에 전혀 미련이 없다는 듯한 태도였다.

어차피 최종결정은 자신의 몫.

잠시 심사숙고한 최홍수 회장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

전 사장님 저희는 그 돈을 되돌려 받지 않을 생각입니다.

네?

어찌 되었든 저희가 심려를 끼쳐 드린 것이 사실이니 그에 대한 위로금이라 생각해 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회장님 죄송합니다만 그 돈은 받을 수 없습니다.

어째서요?

저희들이 그 돈을 받으면 대한글로벌에 손해가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하하 그 부분은 전혀 염려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네?

잘못된 의사결정을 진행한 이들에게 책임을 물을 것이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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